소소한 해기사 정보

상선(무역선) 입·출항 관련 절차(feat. 실제 선박 근무 경험 토대로..)

천하무적이든 2023. 11. 2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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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으로 사라진 HANJIN TIANJIN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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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제가 실제로 승선했었던 한진해운의 한진텐진호라는 6500 TEU 컨테이너 선박입니다. 이배는 2011년 경인가 한번 대한민국 아침뉴스를 장식했던 유명한 선박이었기도 합니다. 

제가 이배에 1등 항해사로 승선했을 시점이, 피랍사건 발생 몇 개월 지난 후였는데 배에 직접 올라가 확인해 보니 그때의 흔적(총 맞은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다시 한번 항해 위험구역에서는 정말 조심해야겠구나라는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실제로 해기사로서 컨테이너선에 승선했던 경험과 해운회사에서 운항관리자로 근무하며 느꼈던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선박 입출항 절차를 안내해 드릴게요. 부산항에 입항하는 가정하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운업계쪽 근무하시는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수정해야 될 사항이나 틀린 부분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궁금한 사항도 댓글 달아주시면 아는 선에서 성심성의껏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입항 절차

- (입항 2~3일전) Deck 각종 장비 [특히 Mooring Winch(계류삭용)/Windlass(앵커용)] 작동 Test 및 점검

해당 기기가 작동이 안 된다면 접안 유지를 할 수 없기에 제일 중요한 점검 작업임

- (입항 2~3일전) 기항하는 모든 PORT는 항만국 PSC(Port State Control)의 수검이 있을 수도 있기에 각종 안전장비(소화기, 소화전 테스트, 비상소화 펌프, Life-boat 시동 test 등)를 체크하고 Deck 물청소 실시. (PSC Check-list를 각 선사별 보유하고 있음)

- (입항 2~3일 전) 각종 수속서류(Crew list, 세관서류, 입항 Condition [선적된 화물 TEU (RF, DG 등)], 예상 입항 흘수 등) 대리점에 송부

※ 대리점에서 입항 관련 기관에 수속 신고 실시(세관 및 법무부, BPA 등)

※ 각 국가 지역별로 수속서류 발송 시점(기준)이 전부 다르기에(같은 서류라도 어떤 곳은 2일 전, 어떤 곳은 4일 전 이렇게 다를 수 있음) 항통사(Multi officer)는 수속서류 체크리스트 테이블을 보고 입항 서류를 준비하고 발송하게 됨 (HMM은 삼항사가 2명 승선하며 삼항사가 수속담당 하고 있음)

- (입항 중) VTS(Vessel Traffic Service)에 입항 보고 및 도선사 승선 정보 수신[어느 현측(좌현&우현)으로 승선할 것인지? 몇 노트 속력으로 본선 유지할 것인지 등]. 더불어 승선 현측에 Pilot ladder 설치.

- (입항 중) 선수(폭슬)에서 비상투묘 앵커 준비(혹시라도 모를 사고에 대비해 한쪽 앵커 고박 해제)

- (입항 중) 도선사 승선 전, [삐~삐~삐 (STAND BY / ALL STATION x 3 time) ] 방송 알림(비상배치). 선수 & 선미 비상 배치하여 입항 준비. 접안해서 필요한 계류삭을 Mooring Winch에서 사전에 풀어내어 빠르고 쉽게 나갈 수 있도록 라인 정렬 및 준비

※ 비상배치신호는 보통 접안 전 최소 1시간 전에 하며, 해당 항만 특성에 따라 도선사 승선 후에 할 수도 승선 전에 할 수도 있음. (부산은 도선사 승선지점부터 부두까지 거리가 짧아서 보통 승선 전에 비상배치함). 반대로, 독일 함부르크(DEHAM) 항만의 경우 수로를 따라 올라가야 되는데(3~4시간) 도선사가 수로 진입 전에 승선하며, 부두 접안 1시간 전에 비상배치 실시

- (입항 중) 도선사 승선은 3 항사 전담이며, PILOT BOAT 조우 시간에 따라 CAPT. 명령에 의해 PILOT STATION에 가서 기다림. GANGWAY 또는 PILOT LADDER로 승선하면 도선사를 모시고 브리지로 이동. 브리지에 올라오면 CAPT. 이 PILOT CARD(선박의 조정능력 및 컨디션이 기록된 A4 사이즈의 CARD)를 도선사에 전달하며, 반드시 알아야 할 본선 조종 성능에 대해 설명(드라프트 및 화물 선적상태, 엔진 상태 등), 도선사 선교 도착 후 선장과 접안 계획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 및 필요한 사항에 대한 협의 CAPT. 은 어느 현 접안인지 확인하고 워키토키를 통하여 1,2 항사에게 전달.

- (입항 중) 비상배치(보통 배에서는 스탠바이라고 표현) 시, 선수는 1 항사, 선미는 2 항사, 브리지는 3 항사가 담당하게 되며 CAPT.(도선사의 지시를 받고) 오더에 따라 TUG BOAT 라인을 잡고, 접안 시에도 CAPT.(도선사의 지시를 받고) 오더에 따라 계류삭을 육지로 내어줌

- (입항 후=접안) 모든 계류삭을 잡으면(보통 라인은 선수 선미 각각 6개씩 잡음, 헤드라인 4, 스프링 2 / 선미라인 4, 스프링 2), 검역 및 세관이 먼저 배로 승선함. 이러한 수속절차가 끝난 후에 작업 인부 및 대리점, 플래너가 승선할 수 있음

- (접안 중) 플래너가 해당 PORT 화물 계획이 담긴 USB와 서류를 들고 오면 1 항사는 해당 파일을 근거로 KRPUS에서 몇 개가 선적되는지(양하는 이미 LAST PORT 출항하면서 개수는 알기에) 파악하고 출항하기 위한 최적의 컨디션을 시뮬레이션함. 특히 DG / RF / AWK / BB 등을 중점으로 체크하게 됨. 고가의 화물이며 위험하기에 특별 관리가 필요함

※ DG(Dangerous Goods)는 class 1~9 별, 격리 규칙에 맞추어 선적. 라벨부착 확인 등

※ RF는 냉동화물로서 본선에 선적되는 즉시 Plug in 하고 온도 수시 체크, 특히 혈장&혈액 같이 고가의 화물은 잘 확인하여야 됨

※ AWK/BB (중량 화물) 은 선박에 잘 고박 되었는지? 선적되면서 외관상 문제점은 없는지 확인 필요. 선적 전에 파손된 거를 발견 못하고 선적될 경우, 추후 운송사 과실이기에 잘 확인하여야 됨

※ 일반 CNTR의 경우에는 라싱이 잘 되었는지 선적되면서 어디 찌그러진 곳 없는지 확인 필요. 본선의 구조물과 접촉사고 발생할 수도 있기에 G/C 가 작업하고 있는 곳은 가급적이면 참관하여 수시 확인 중

접안 후의 업무

- (접안 중) 시뮬레이션 완료되면( 필요시, BALLAST 추가 주입 및 TANK 내 이동 실시), 시뮬레이션 결과 및 해야 될 작업을 2,3 항사에 공유. 또한 하역작업 플랜(LOADING / DISCHARGING PLAN)을 몇 부 만들어 DECK 감독하는 부원 및 현문당직에 전달하고, DECK OFFICE(화물 감독하고 BALLAST 작업하는 RM)에 비치하여 작업의 진행 상황을 체크하며 예정된 출항시간에 맞추어 작업을 끝낼 수 있는지 수시 확인함.

- (접안 중) 입항 전에 계획하고/요청한 정비 작업 진행 및 필요시, 주부식을 선적하며 각각의 아이템별 담당자가 제대로 선적되고 있는지? 주문한 물품이 맞는지? 검수 실시하며, 검수 후 이상이 없다면 본선 스탬프 및 서명 실시

- (접안 중) BUNKERING 작업이 계획되어 있다면 벙커 수급도 하며(기관부 3 기사 담당), 기관정비작업도 진행 및 실시. 어려운 본선 작업 및 정박시간 대비 긴 작업시간이 걸리는 거라면 육상 측 정비작업자의 도움을 받아 신속한 수리 진행

출항 절차

- (출항 전) 모든 화물 적양하 작업이 완료되는 시점 PLANNER 가 FINAL PLAN 이 담긴 USB 및 서류를 들고 오면, 1 항사는 실제로 배에서 체크한 대로 선적되었는지 비교확인 실시

※ 문제가 없을 시, 적화 서류에 본선 스탬프 및 서명 실시 (문제 있을 시, 서류에 리마크 명시 및 플래너 서명도 같이 받음, 향후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 해당 서류의 수정 및 다시 가져오는 게 시간이 걸려 출항이 늦어지면 더 큰 문제가 되기에 마이너 한 문제점은 이런 식으로 처리함)

- (출항 전) 출항 DRAFT 육안 실측 및 각종 출항 CONDITION [흘수, 기름잔량, 선적된 TEU, 선박 BM(Bending Moment) & SF(Sheering Forse) 굽힘모멘트 및 전단력 등]을 PILOT CARD 업데이트 및 CAPT. 에게도 보고, 대리점에도 전달. 3 항사는 출항 1시간 전, 엔진 TEST 실시(짧게 RPM 튀는 정도로 확인). 2 항사는 다음 목적지 항로를 접안 중 ECDIS(전자해도장치)에 반영 및 종이차트를 같이 준비해 둠. 1 항사는 화물전담으로 전체적인 작업 및 안전관리 감독 실시.

- (출항 전) 출항 시간 임박 시, 도선사 승선하며, 입항때와 마찬가지로 비상부서 배치 알람 방송. 3 항사는 도선사 모시고 브리지 승선. CAPT. 은 업데이트된 PILOT CARD 전달. 도선사 지시에 따라 TUG BOAT 라인 본선과 연결

- (출항 실시=출항 중) 도선사가 “SINGLE UP”이라고 오더를 내리면, 선수& 선미 계류삭 하나씩만 남기고 모든 계류삭 육상으로부터 감아 들임. 완료되면, 선수(폭슬), 선미(푸푸)에서 1,2 항사가 각각 싱글업 완료 보고하면 다음 차례로 “ALL LINE LET GO” 오더가 떨어짐, 그러면 마지막 남은 줄까지 풀고 감아들이면 선박도 점점 육상과 떨어지게 되며 출항을 하게 됨

- (출항 중) TUG BOAT도 본선과 연결된 줄을 당기며 선박이 쉽게 이안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선박도 엔진을 작동하며 점점 멀어짐. 터미널을 빠져나온 후, 도선사 하선 지점이 다가오면 도선사는 3 항사의 안내를 받으며 PILOT BOAT로 하선 실시

- (출항 중) 도선사 하선 완료 및 PILOT BOAT 멀어지면 본선은 스피드를  올리며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게 됨. 이와 동시에 비상배치 역시 해제되며 본연의 업무(당직)로 돌아가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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